게시일: 2025-12-26
엔비디아는 Groq의 AI 추론(inference) 기술에 대한 비독점(non-exclusive)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으며, Groq의 창업자 조너선 로스(Jonathan Ross), 사장 서니 마드라(Sunny Madra), 그리고 기타 팀 멤버들을 영입하기로 했습니다. 일부 보도에서는 이 거래의 가치가 약 200억 달러에 달한다고 평가합니다. Groq는 신임 CEO 사이먼 에드워즈(Simon Edwards) 체제에서 독립 기업으로 계속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고, GroqCloud도 중단 없이 계속 가동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1]
이 ‘헤드라인 숫자’가 중요한 이유는, 200억 달러가 사실이라면 이는 엔비디아의 역대 최대 거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2019년에 멜라녹스(Mellanox)를 인수하기로 한 69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며, 해당 거래는 이후 70억 달러의 거래 가치로 마무리된 바 있습니다.
다만 양사는 재무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고, 이번 구조는 Groq라는 회사를 통째로 사들이는 전통적인 인수합병이 아니라 “라이선스 + 핵심 인재(시니어 탤런트) 이동”으로 공개적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이 구분은 엔비디아가 실제로 무엇을 ‘사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핵심입니다. Groq의 발표는 이번 합의를 ‘추론 기술에 대한 비독점 라이선스’로 규정하며, 동시에 로스와 다른 핵심 인력이 엔비디아로 이동해 라이선스된 기술을 “고도화하고 확장(advance and scale)”하는 데 참여하는 구조라고 설명합니다. 반면 Groq는 별도 회사로 남고, 클라우드 사업도 계속 운영합니다.
시장 기회는 ‘추론’에 있습니다. 이는 학습(훈련)된 AI 모델이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답을 생성하는 단계입니다. 엔비디아는 대형 모델 학습에 쓰이는 하드웨어 스택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지만, 추론은 기업들이 모델을 프로덕션 환경에 본격 배치하면서 더 치열한 전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지연시간(latency), 질의당 비용(cost per query), 그리고 대규모에서의 예측 가능한 성능을 더 중시하게 됩니다.
Groq는 ‘추론 중심(inference-first)’ 칩과 시스템으로 브랜드를 구축해 왔으며, 빠르고 저지연의 모델 서빙을 위해 목적에 맞게 설계된 하드웨어로 자신들의 포지셔닝을 강화해 왔습니다. 이번 거래를 둘러싼 최근 논평에서 Groq의 접근법은 종종 “토큰 생성(token generation)을 느리게 만드는 병목을 줄인다”는 식으로 요약되는데, 이는 AI 워크로드가 가끔 있는 데모 수준을 넘어 상시 가동되는 고객 서비스, 코딩 어시스턴트, 업무 자동화로 이동할수록 더 중요해지는 포인트입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고객을 하나의 실리콘 경로로 강제하지 않으면서도 신뢰할 만한 대안적 추론 아키텍처를 자사 플랫폼에 더 가깝게 끌어오는 것이 전략적 논리입니다.
비독점 라이선스는 엔비디아가 Groq의 추론 접근법 일부를 자사 로드맵에 통합할 수 있게 하면서도, 하이퍼스케일러와 기업 고객이 점점 더 다양한 가속기,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런타임을 혼합해 운용하는 환경에서 유연성을 유지하게 해 줍니다.
인재 요소는 IP(지식재산) 접근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가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로스는 커스텀 AI 실리콘 분야에서 깊은 경험을 가진 유명 칩 아키텍트이며, 시니어 엔지니어를 영입하면 엔비디아는 통합 작업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추론이 모델 유형과 배포 환경에 따라 더 ‘특화’되는 방향으로 가는 만큼, 그렇지 않으면 여러 제품 사이클이 걸릴 작업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례적인 구조에는 반독점(antitrust) 이슈의 그림자도 깔려 있습니다. 경쟁 칩 업체를 완전히 인수하는 방식은 강한 규제 심사를 부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엔비디아가 과거 Arm 인수를 추진했다가 규제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포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선스와 채용을 결합한 거래는, 전통적 합병 심사의 가능성을 낮추면서도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빅테크 업계에서 이미 익숙한 경로가 되어 왔습니다. [2]
전통적인 인수합병이 아니더라도, 시장 지배력이 핵심 투입요소의 통제 또는 경쟁 위협의 실질적 제거를 통해 강화된다고 판단되면 규제 당국이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독점 라이선스라는 성격은, Groq의 기술이 다른 곳에서도 여전히 활용될 수 있고, 추론 하드웨어 경쟁이 열려 있다는 근거로 강조될 가능성이 큽니다.
재무적으로 보면, 엔비디아는 현금 또는 현금과 증권의 조합을 통해 대규모 전략적 움직임을 감당할 여력이 충분합니다. 최신 분기 보고서에서 엔비디아는 2025년 10월 26일 기준 현금, 현금성 자산, 그리고 매도가능증권을 합쳐 606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공격적인 주주환원을 지속하면서도 파트너십과 투자 확대를 추진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합니다. [3]
Groq 측면에서 이번 합의는, 추론 특화 업체의 희소성이 부각되는 자금 조달 흐름 이후에 나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Groq의 최근 기업가치는 몇 달 전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이후 약 69억 달러 수준으로 거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200억 달러라는 가격표가 정확하다면, 이는 현재 매출의 단순 배수라기보다는 전략적 프리미엄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후의 성패는 보도자료가 아니라 제품 일정과 고객 채택 속도에서 판가름 날 것입니다. 핵심 질문은 엔비디아가 라이선스 받은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실전 운영 단계로 전환할 수 있는지, Groq에 남은 조직이 GroqCloud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런 ‘하이브리드 구조’가 AI 하드웨어 스택에서 계약을 통한 추가적인 ‘통합(콘솔리데이션)’의 템플릿이 될지 여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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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https://investor.nvidia.com/files/doc_financials/2026/q3/13e6981b-95ed-4aac-a602-ebc5865d0590.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