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명의 병력이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과정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강압적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문제는 이란의 입장이 여전히 강경하다는 점입니다. 테헤란은 미국이 전쟁 배상금을 지급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자국의 주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는 한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감안하면 전쟁이 단기간 내 종식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에도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그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합의와, 피하기 어려운 정면 충돌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국면으로 내몰릴 수 있습니다.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화요일 핵 프로그램 관련 협상에 대해 이전보다 다소 온건한 어조를 보였습니다. 다만 설령 평화 합의가 성사되더라도, 전쟁이 남긴 경제적 충격이 곧바로 사라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차질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해운업체들은 보험료가 의미 있게 낮아지고, 신뢰할 수 있는 다국적 해군 호위 체계가 구축되기 전까지는 이 전략적 수로를 통한 운항을 정상화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걸프 지역 주요 에너지 시설 최소 40곳이 이번 전쟁으로 인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LNG 플랜트와 같은 핵심 설비는 복구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마저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생활비 압박에 취약한 국가들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험난한 조정 국면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석유·가스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인도 경제에도 부담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미 높은 물가 압력이 다시 자극될 가능성이 부각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 인도 증시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NSDL 자료에 따르면 자금 유출 규모는 2024년 10월 기록했던 종전 최대치인 9,400억 루피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도 증시는 그동안 10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자금 이탈이 시장의 부담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루피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해외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은 크게 훼손됐습니다. iShares India 50 ETF는 지난해 3% 하락했고, 2026년 들어 화요일 기준 약 17% 추가 하락하며 2023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도의 순석유 수입액은 GDP의 3.5%에 달해, 유가 급등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힙니다. 3월 소매물가 상승률이 5년여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이 이어질 경우 이 같은 안정세가 빠르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모디 정부는 다음 회계연도에 재정적자와 부채를 줄이고, 제조업 육성을 통해 재정 여건을 소폭 개선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 변수는 여전히 부담입니다.
특히 미국과 인도는 아직 잠정 무역협정을 최종 타결하지 못했습니다. 핵심 쟁점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관세 인하인데, 농민층이 총선에서 중요한 정치적 변수라는 점에서 인도 정부가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사안입니다.
최근 노무라는 인도를 “가장 심각하게 비중이 낮은 시장 중 하나”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매력만으로는 단기간 내 외국인 투자자를 다시 끌어들이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인도 증시는 에너지 가격 안정과 환율 변동성 완화가 선행돼야 투자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호주 역시 에너지 가격 급등의 충격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호주는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고, 연료 비축 여력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사재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국 여러 주유소에서 연료 품절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기업 이익 전망에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호주 증권거래소(ASX) 2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는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일부 업종은 개선 조짐을 보이지만 전체 기업 이익은 최대 20%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UBS는 ASX 200 목표치를 8,850에서 8,150으로 낮췄습니다.
소비심리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지표는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에 따라 짐 찰머스 재무장관이 5월 예산안에서 야심차게 추진하려는 세제 개혁 역시 동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찰머스 장관은 유가가 상반기 내내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경우, 올해 호주의 물가상승률이 4% 후반대 또는 그 이상에서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주택 가격 상승을 중심으로 3.7% 올랐습니다.

사실 호주는 하메네이 사망 이전부터 선진국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물가 압력에 시달려 왔습니다. 여기에 소비 부진과 아시아 수출 둔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경기 여건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습니다.
LNG 수출 수익 증가는 일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석유 부족이나 유가 급등이 초래하는 경제적 타격을 완전히 상쇄하기는 어렵습니다. LNG는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판매되는 반면, 호주 기업과 가계가 실제 부담하는 에너지 비용은 국제 유가에 더 직접적으로 연동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ASX 200은 기술주 비중이 3%에 불과해 글로벌 성장주 랠리의 수혜를 충분히 누리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고려하면, 당분간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호주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은 다른 시장으로 향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중동 전쟁은 단순한 지정학적 이벤트를 넘어 에너지 가격, 인플레이션, 환율, 외국인 자금 흐름을 동시에 흔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도와 호주는 공통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증시와 통화 모두 변동성 확대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세 가지를 점검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정상화 여부입니다.
둘째, 국제유가의 100달러 상회 지속 여부입니다.
셋째,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신흥국과 자원 수입국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지입니다.
전쟁이 조기에 끝나더라도 공급망과 보험, 해운, 에너지 인프라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시장은 단순한 휴전 뉴스보다, 실제 물류와 에너지 공급의 복구 속도를 더 중요하게 반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면책 조항: 본 자료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재정, 투자 또는 기타 자문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됩니다. 본 자료에 제시된 어떠한 의견도 EBC 또는 작성자가 특정 투자, 증권, 거래 또는 투자 전략이 특정 개인에게 적합하다는 추천을 의미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