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정부가 발표한 국가 AI 전략이 본격 시행됩니다. 다섯 개의 민간 컨소시엄이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선정됐지만, 과연 이 전략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합니다.
정부가 ‘국가 AI 전략’을 내세우며 초거대 인공지능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LG AI 연구원, SK텔레콤 등 5개 기업 컨소시엄이 ‘AI 파운데이션 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되었고, 이들에게 GPU, 데이터, 예산 등을 집중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표면적으로는 AI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전략이 실제로 국내 AI 산업 전반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국가 AI 전략의 핵심은 대규모 자원을 소수의 선도 기업에 집중시켜, 글로벌 수준의 초거대 AI 모델을 단기간에 구현하겠다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를 위해 총 2,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고성능 GPU와 대규모 공공 데이터셋이 제공됩니다.
이번에 선정된 5개 팀은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과 사업 기반을 갖춘 기업 중심의 컨소시엄입니다. 네이버와 SK텔레콤은 각각 클라우드 및 통신 인프라를 활용해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LG AI 연구원은 독자적인 대형 언어모델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국형 초거대 AI를 개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이 전략이 실제로 ‘경쟁력 확보’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합니다.
첫째, 초거대 AI 개발은 단순히 GPU와 데이터만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연구 인력, 알고리즘 설계, 장기간의 실험과 최적화 튜닝 과정 등 복합적인 요소가 맞물려야 하는데, 이번 전략은 ‘인프라 제공’에 집중되어 있어 본질적인 기술 격차를 좁히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둘째, 과거 정부 주도 대형 IT 프로젝트의 성과를 돌아봤을 때, 결과물의 지속 가능성이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남는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기술의 혁신 속도는 민간 주도의 자율성과 유연성이 핵심인데, 정부 중심의 방식이 오히려 민간 시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셋째, 선정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기존 대기업 위주의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중소 AI 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진입 기회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초거대 AI 개발에 있어 GPU와 데이터는 필수적인 자원입니다. 현재와 같은 글로벌 GPU 수급 불안정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확보와 분배는 의미 있는 조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기술 기업들은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와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AI 기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번 지원이 단기간의 성과 중심으로 흐르게 된다면, 지원 종료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데이터 또한 단순한 양보다 품질과 정제 과정이 중요합니다. 공공 데이터의 경우 민간 서비스 개발에 직접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실무적 제약이 따르는 경우가 많아, 이를 활용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적 정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국가 AI 전략을 통해 AI 기술의 민주화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 전략이 다양한 계층과 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계층에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은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이를 위한 구체적인 기술 구현과 서비스 설계 방안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또한, 오픈소스화나 생태계 전파 등의 방안이 얼마나 실행력 있게 추진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이미 오픈 AI등 대기업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맞설만한 성능의 모델 개발에 성공할지 또한 미지수입니다.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그것이 실제 사회에 정착되는 과정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국가 AI 전략은 분명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대응입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구조는 긍정적인 시도라 보는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정책의 설계와 실행에 있어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 집중하기보다는, 민간 주도의 혁신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적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한국형 초거대 AI가 단순한 국책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깊이 있는 전략적 고민과 실행이 요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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